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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가장한 수다

슬픔은 함께 견디며 살아가는 것이다.

by 레오팝 2026.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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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가끔 아주 사소한 이유로 오래된 기억 속으로 돌아간다. 길을 걷다 우연히 들린 음악 한 곡, 지나가는 계절 냄새, 익숙한 말투 같은 것들.

박완서의 『한 말씀만 하소서』를 읽다 보면 기억이라는 게 단순히 지나간 시간을 떠올리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책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뒤 남겨진 마음이 얼마나 오래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지 조용히 보여준다.

“슬픔은 시간이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견디며 함께 살아가는 것이었다.”

책 속 문장들은 큰 목소리로 위로하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아픈 마음은 쉽게 설명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그래서 어떤 글들은 읽는 동안보다 책을 덮고 난 뒤 더 오래 남는다. 사람마다 마음속에 쉽게 지나가지 않는 시간이 하나쯤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출처:
『한 말씀만 하소서』
박완서 · 2004

— L.K. 티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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