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이 이상해지자, 열 살 소녀는 모두에게 해변을 떠나라고 했다

(재현 이미지)
2004년 12월 26일, 태국 푸껫의 마이카오 해변. 가족과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던 열 살 영국 소녀 틸리 스미스는 바다를 바라보다 이상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물이 갑자기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수면에는 거품이 일었습니다. 주변 관광객들은 신기한 듯 바다를 바라봤지만 틸리에게는 낯익은 장면이었습니다. 불과 2주 전 학교 지리시간에 배운 ‘쓰나미가 오기 전 나타날 수 있는 징후’와 너무 닮아 있었습니다.
“쓰나미가 올 거야.”
처음에는 부모도 쉽게 믿지 못했습니다. 맑은 휴양지의 바다에서 갑자기 거대한 파도가 밀려온다는 말을 열 살 아이에게 듣고 곧바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틸리는 계속 해변을 떠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아버지는 딸의 말을 믿었고 호텔 직원과 경비원에게 위험을 알렸습니다.
사람들이 해변에서 빠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관광객들은 높은 곳과 안전한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거대한 쓰나미가 해안을 덮쳤습니다.
2주 전의 수업 한 시간이 사람들을 살렸다
당시 인도양 쓰나미는 여러 나라에 엄청난 피해를 남겼습니다. 그러나 틸리가 있던 마이카오 해변에서는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대피해 목숨을 건졌다고 유엔 재난위험경감사무국(UNDRR)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UNDRR은 이 사례를 재난교육이 실제로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대표적인 사례로 지금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틸리가 특별한 재난 전문가가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몇 주 전 영국의 학교 교실에서 지리 선생님에게 쓰나미에 대해 배운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수업시간에 들었던 내용을 기억했고, 눈앞의 바다가 그때 배운 모습과 닮았다는 것을 알아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한 가지를 했습니다.
알고 있는 것을 혼자만 알고 있지 않았습니다.
어른들이 처음에는 믿지 않아도 계속 말했고, 결국 한 사람의 판단이 가족을 움직이고 호텔 직원을 움직이고 해변의 사람들을 움직였습니다.
나중에 틸리가 한 말
사건 이후 틸리는 유엔의 재난교육 활동에도 참여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 세대에는 쓰나미라는 말을 배울 기회조차 없었다며, 아이들이 자연재해에 대해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날 마이카오 해변에서 사람들을 움직인 것은 거대한 경보 시스템도, 복잡한 장비도 아니었습니다.
학교에서 들었던 지리 수업 한 시간.
그리고 그 수업을 잊지 않은 열 살 아이였습니다.
바다가 이상해졌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알아챈 사람은 어른이 아니었습니다. 작은 소녀였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의 말을 누군가 믿어주었을 때,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해변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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