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돕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 말은 최근 세계 최대 투자사 블랙록(BlackRock)의 CEO 래리 핑크가 한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다. 지금, 우리는 AI가 하나의 기술을 넘어 인류의 일상과 산업을 재편하는 시점에 와 있다. 그 중심에는 '챗GPT'가 있다.
챗GPT는 어떻게 세상을 놀라게 했는가?
2022년 11월, 오픈AI가 출시한 챗GPT는 단 5일 만에 100만 명의 사용자를 모았다. 이는 넷플릭스(3.5년), 인스타그램(2.5개월), 아이폰(74일)보다 훨씬 빠른 수치였다.
하지만 단순한 ‘채팅 인공지능’이 아닌, 글을 쓰고, 코드를 짜고, 전략을 설계하는 AI로서의 존재감은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한 스타트업 CEO가 챗GPT를 활용해 투자자 프레젠테이션과 마케팅 플랜을 하루 만에 완성한 사례를 공개하며 화제가 됐다. 이 발표 직후 그는 실제로 2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제 실력보다 프롬프트 실력이 중요하다"는 우스갯소리는, 더는 농담이 아니다.
기업은 GPT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세계 주요 기업은 GPT 기술을 조직 내 업무 자동화, 고객 응대, 콘텐츠 생산, 연구 개발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 모건스탠리는 GPT를 고객 상담 시스템에 통합해 수십만 개의 금융 리포트를 실시간 요약·검색하는 도구로 활용 중이다.
- 두산은 사내 보고서 작성 자동화에 GPT를 접목해, 3시간 걸리던 문서를 10분 만에 완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 넷플릭스는 시나리오 초안 작성에 GPT를 활용하고, 미드저니·DALL·E와 함께 스토리보드 시각화까지 자동화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심지어 유니레버·P&G 같은 FMCG 대기업조차도 광고 문구나 SNS 문장 작성에 GPT를 도입하고 있으며, **"이제 브랜드의 톤을 학습한 AI 에디터가 사람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콘텐츠를 만든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인간과 AI의 경계에서 벌어진 유명한 일화
2023년, 한 미국 변호사가 GPT를 활용해 소송 문서를 작성했다가 법정에서 망신을 당한 일이 있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GPT가 허구의 판례를 ‘그럴듯하게’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변호사는 AI의 답변을 검증하지 않고 그대로 법원에 제출했고, 결국 벌금을 물었다.
이 일화는 AI를 도구로 사용할 때 반드시 검증·크로스체크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반대로, 이를 교훈 삼은 많은 기업은 AI 결과를 기반으로 더 강력한 검토 절차를 도입하며 AI와 사람의 협업 구조를 고도화하고 있다.
최신 트렌드: GPT-4를 넘는 ‘에이전트 전쟁’의 시작
2024년 이후 AI 산업은 단순한 ‘챗봇’에서 벗어나, ‘에이전트(Agent)’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의 지시 없이도 스스로 판단하고, 여러 도구를 조합해 문제를 해결하는 **‘자율적 AI’**의 출현을 뜻한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 AutoGPT / AgentGPT: 사용자가 목표만 입력하면 수십 개의 작업을 자동 분할·수행하며, 인터넷 검색, 문서 요약, 이메일 발송까지 스스로 진행한다.
- Devin (Cognition AI): 세계 최초의 'AI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불리며, 실제 웹 앱을 기획부터 개발, 배포까지 처리한 영상이 공개되며 기술계의 화제가 되었다.
이러한 흐름은 결국 AI가 단순한 도구가 아닌 ‘동료’로서 작동하게 되는 미래를 앞당기고 있다.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할까?
이제 중요한 것은 ‘AI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AI가 하기 어려운 것을 인간이 더 잘하는 방식으로 재설계’하는 역량이다.
창의력, 윤리성, 맥락적 판단력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앞으로 GPT 기술이 발전할수록 ‘프롬프트 엔지니어’나 ‘AI 콘텐츠 매니저’ 같은 새로운 직업이 늘어날 것이고, 자신만의 분야에서 AI를 잘 쓰는 사람이 결국 ‘가장 영향력 있는 전문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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